엑소시스트를 타락시킬 수 없어 봤다
리뷰
2024. 3. 21. 23:59
이 포스팅에 들어간 컷 사진은 전부 리디 발췌 이미지입니다.
그것보다...
만화를 보고 나서 생각한 건데 말이죠.
제가 최근에 본 만화 중에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엑소시스트에 악마임!!!
여기서부터 재미가 없을 수 없는 소재임 (웬만하면 기독교/성경 베이스로 한 창작은 다 공통 정서를 공유해서 재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신에게 바쳐진 인간이 사랑을 하게 되면 그것은 타락일까 아니면 신의 뜻일까!!! 라는 주제가 중심임 (사랑 얘기를 하면 또 재미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재미+재미있는 소재로 버무려서 일단 기본적으로 만화의 평타가 보장됨
약간 어린 아이 풍의 카툰체지만 깔끔하고 중/노년, 성별, 인간/비인간 가리지 않고 드로잉 자체가 엄청 좋은 그림이었어요.
그림이 정말 깔끔하고 먹칠도 잘 씁니다.
효과음이나 배경이 다소 정신 없게 느껴질 수 있긴 했음...
굉장히 컷마다 시각적 정보량이 높다는 느낌?
물론 그래도 재미가 있었기 때문에 큰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았음
사실 이 만화를 보기 시작한 건 트위터에서 돌던 알티 트윗 때문이었는데요.
이 컷만 보면 '일본만화가 항상 그렇지 뭐... 이퀄리즘 뭐 이딴 소리나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컷을 보면 또 어...? 만화에 지성이 담겨 있어...?
'백래시' '남성성' '비건' 과 같이 현대사회 상식이 담긴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호감 포인트가 겹겹이 쌓였습니다.
그림체는 소년만화지만 사실 장르는 성인가 다크판타지에 가까운데요...
최소한 자라나는 청소년이 볼 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내용이 많이 자극적이었어요.
고어, 노출, 폭력 등등 묘사가 잔혹하고 가감이 없습니다.
특히 작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표현과 기독교에서 강조하는 남녀 관념의 간극을 표현하기 위해서인지 모르겠는데 (아마 그런 의도도 있겠지만) 너무 많은 나체가 나와요.
아씨 진짜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 물화는 덜 된 것 같습니다.
그리긴 그렸는데 그작과 글작의 욕망은 '벗은 몸'을 그릴 때가 아니라 '벗은 몸에서 오는 육욕의 공포'에 있는 것 같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걸...
기독교에서 흔히 말하는 7대 원죄... 그 자체를 너무 오타쿠적으로 좋아한 나머지... 그 죄를 저지르는 행위 자체에서 작가의 취향이 드러난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좋은 말을 하면서 갈비뼈 순살 만드는 모습을 보며 너 역시 평범한 일본만화코였구나 라는 말을 멈출 수가 없게 됩니다.
전 일본만화 같은 거 정말 잘 먹고 좋아하기 때문에 몇번이고 재독했지만 아닌 분들에게는 결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린 외형의 등장인물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이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이것을 도착적으로 좋아할 몇몇 인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서 속으로 좀 역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아무튼 이 만화가 하고 싶은 건 단순합니다.
사랑이 모든 악을 이긴다는 소리입니다.
이것만 보면 엄청 진부하기 짝이 없는데다 엑소시즘 물에서 흔히 채용할 수 있는 클리셰의 일부라고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이 만화의 이야기에 좀 더 흥미를 갖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
그 이유는 작품이 기묘한 지점에서 페미닌한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성경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가부장적 차별을 허투루 넘기려고 하지 않는다는 지점에 있습니다.
남자는 선이며 여자는 성녀이자 창녀라는 이분법 구분을 뛰어넘어보고 싶어 하는 어떤 힘이 느껴집니다.
일본 만화에서 이 정도만 해도 사실 엄청나게 평등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수준이라는 걸 알고는 있는데...
이 작가가 결국 사랑을 이야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가부장의 한계를 뛰어넘을까? 그 사실이 너무 기대됩니다.
이것만으로도 계속 읽을 가치를 느껴요.
그리고 무엇보다 몸이 부서져라 선을 향해 나아가는 불완전한 남자아이와, 그 남자아이의 곁에서 (스포일러) 하는 여자아이가 만나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고 새로운 시각을 깨우쳐주는 이야기!!!
클래식 오브 더 클래식
보이 미츠 걸!!!
5점 만점에 5점입니다.
엑소타락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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